5월 3주차의 생활은 제목처럼 하모니카, 동물들, 그리고 데스크탑 세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하모니카
무언가를 처음 시작해서 배우는게 오랜만이다보니 저번 주에 배우기 시작한 하모니카가 너무 재밌어서 연습을 입이 아플 정도로 했다. 그만큼 실력도 금방 늘어나는게 느껴져서 더 자극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실력이 빨리 늘다보니 선생님께서도 퍼커 주법 대신 혀를 사용하여 특정 구멍을 막으며 소리내는 텅블록 주법을 예정보다 일찍 가르쳐주셨다. 확실히 정확히 불면 소리가 더 예쁘지만, 그 정확한 소리를 내는게 훨씬 어려웠다. 퍼커 주법은 불고 싶은 음정의 위치에 정확히 입을 가져다대면 되지만, 텅블록 주법에서는 불고 싶은 음정보다 살짝 왼쪽에 입을 대야 한다. 그리고 하모니카를 움직이면서 혀의 위치가 틀어지면 바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쉽상이다. 수업 내내 텅블록 주법만 연습하니 끝나갈때쯤엔 어느정도 감이 잡혀서 소리가 괜찮게 나기 시작했고 선생님께서도 꽤 흡족해하셨다.. ㅎㅎ 텅블록을 처음 접했을 땐 의지가 줄어들 뻔했는데, 선생님께서 열정을 보여주시니 나도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수요일 수업에선 베이스 주법까지 배웠다. 선생님께서도 인정하셨지만 진도가 확실히 빠르긴 하지만 계속 새로운 걸 배우니 더 연습을 많이 하게 된다. 아직 초보 단계이지만, 확실히 텅블록 주법이 익숙해지면 그 이후의 기술들은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는 것 같다. 곡에 베이스주법이 들어가니 확실히 곡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퍼커 주법과는 달리 텅블록 주법은 하모니카를 삼킬듯이 입에 붙여야하기 때문에, 하모니카를 좌우로 움직일 때 입술 양 끝부분과 마찰이 생긴다. 그래서 하모니카를 오래 불면 입술 끝쪽에 상처가 생겨서 흡혈귀처럼 되는 side effect가 있고 나도 예외는 아니였다.. 나중엔 기타치면 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기듯이 입술에도 굳은살이 생긴다고 한다 ㅋㅋ
◆동물들
요즘 부쩍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길을 배회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많이 보인다. 월요일에 일정항으로 드라이브를 갔는데 웬 덩치있는 댕댕이가 항구를 거닐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더니 촐랑촐랑 다가와서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닌가.. 셀카 요청도 흔쾌히 받아주는 친근한 댕댕이였다. 깔끔하고 온순한걸 보니 아마 길강아지는 아닌것 같고 바로 근처에 있는 집에서 나온 것 같다.
금일고등학교 고양이들
수요일엔 헬스하러 금일고등학교를 가는 길에 고양이를 4마리나 만났다. 밥을 먹다가도 나랑 눈이 마주치면 눈싸움을 걸길래 대응하느라 시간이 좀 늦어지고 말았다. 고등학교에 도착하니 웬걸.. 1달 전에 봤던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다. 그 때 이후로 오랜만의 두 번째 만남이라 반가움에 헬스도 미루고 고양이랑 노닥거렸다. 오른쪽 고양이가 특히 적극적이고 친근해서 나한테 몸을 부비고 애교를 부리는데 심쿵사할 뻔.. 물론 이번에도 내 바지는 고양이털로 범벅이 되고 말았다.
<고양이와의 첫 만남>
◆데스크탑
오랫동안 노트북을 써와서 인턴 끝나고 괜찮은 사양의 데스크탑을 장만하고자 하고 있었는데, 마침 할인이 많이 되는 상품을 발견해서 데탑을 구매하게 되었다. 저렴하게 사려면 부품별로 따로 사서 일일이 조립하는 방법이 있지만, 컴알못이기도 하고 번거로울 것 같아 조립된 상품으로 구매했다. 하고 싶었던 사양 좋은 게임들을 해보고 싶은 목적도 있어서 그래픽 카드 등에도 과감하게 투자했고, 총 100만원 정도의 가격이 나왔다. 금요일에 배송이 돼서 열심히 설치하고 윈도우랑 오피스 등은 따로 구매해서 설치했다. 모니터는 따로 안 사고 저번에 샀던 삼성스마트모니터에 연결했다. 화질이 좋지만 주사율이 60hz인건 살짝 아쉽..지만 FPS 할 때도 그렇게 불편할 정도로 체감되는 정도는 아니였다. 고사양 게임들을 화질 걱정 없이 할 수 있는건 매우 만족 ㅎㅎ 데스크탑 자체도 깔끔하고 예쁜 느낌이 난다.
처음에 섬에 오면서 걱정했던 것보다 전혀 심심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부족한 느낌이 들 정도인 것 같다 ㅎㅎ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금일도에서의 삶이 다채롭고 풍족해지는 느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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