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게시글을 올리고 나서부터 5개월 동안 블로그 관리를 안하다가 이제서야 블로그 글을 다시 써보려고 한다.
4월에 근무를 시작하고 나서 2달 동안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면서 글을 작성했었는데, 적응되고 비슷한 생활을 하다보니 블로그에 소홀해지고 다음에 정리해서 써야지~ 하면서 미루다보니 지금까지 왔다...
적응하고 나서 특별한 일이 없었다고 느끼긴 했지만, 되돌아보면 새로운 일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블로그를 다시 관리하겠다고 마음먹은 지금 시점부터 기억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재밌었던 순간들도 다시 기록하고 열심히 지내보자는 초심도 되찾아보고자 한다.
<제주도 여행>
6월 초에는 가족이랑 3박4일 제주도 여행을 갔다. 기존 여행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내가 차를 운전하고 다녔다는 것. 제주도를 자주 갔었지만 이번 여행은 완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여객선에 차를 싣고 가서 운전했다. 배타고 가면 멀미도 나고 힘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여객선이 크고 깨끗했고 별로 흔들리지도 않아서 편하게 갔던 것 같다.
운전은 그 동안 금일도 내에서만 해본 상태라 걱정이 조금 됐지만, 운전하다보니 금방 적응이 돼서 제주도 곳곳을 돌아다녔다. 숙소가 내륙 쪽에 있었는데, 여행하면서 제주시, 함덕, 애월, 협재 등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보니 연습 운전을 빡세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맛있는 음식들도 많이 먹고 카페 구경도 하면서 푹 쉬었던 여행이였다. 돌아오기 전날에는 따로 시간을 내서 제주도에서 공보의로 일하고 있는 친구도 만나 그 동안의 회포를 풀었다. 2달 공보의로 일하면서 조금 심심해지려던 참에 좋은 타이밍에 갔다온 여행이었던 것 같다 ㅎㅎ
<하모니카 연습, 그리고 피아노의 합류>
하모니카 수업도 꾸준히 계속 들어서 점점 실력이 늘었다. 중간에 같이 수업 듣는 주민분께서 집에 초대해주셔서 진수성찬을 대접받는 귀중한 경험도 해볼 수 있었다. 하반기 수업 때는 평생교육 예산에 삭감되어 상반기에 비해 수업 차시가 많이 줄어 아쉬웠다 ㅠㅠ 그래서인지 9월부터 하반기 들어서는 좀더 진도를 빨리 나가고 있는데, 벌써 단조 하모니카를 추가해서 한 번에 2개로 부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내가 쓰는 기본 하모니카는 C장조 기준이여서 솔#같은 음을 낼 수가 없는데, 이런 음까지 내기 위해 Am 이나 C# 하모니카를 위에 얹어서 바꿔가며 불 수 있다. 선생님께서 하모니카 3개로 'You Raise Me Up'을 불어주셨는데 너무 듣기 좋아서 동기부여가 좀 된 것 같다. 일단 2개를 잡고 부는 것도 아직은 부자연스러워서 연습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ㅎㅎ
다음달인 12월 초에는 완도읍 하모니카반이랑 같이 완도 행사에서 공연도 할 예정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랑 '첨밀밀'인데 둘 다 하모니카에 너무 어울리는 곡이라 기대가 된다.
중간에 9월에는 갑자기 피아노가 치고 싶어져서 전자피아노도 충동구매했다 ㅋㅋ 일단 하고싶으면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바로 쿠팡에서 배달시켜서 피아노를 연습하고 있다. 초등학생 때 연습할 때는 진짜 지루해했는데, 지금와서 원하는 곡 위주로 연습하니까 훨씬 재밌는 것 같다. 대신 기타 연습이 3순위로 추락해서 거의 무시당하고 있긴 하지만... 기타야 미안 좀만 기다려 ㅠㅠ
<반가운 친구들>
섬에 지내면서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운전에 익숙해지고 나니 생각보다 잘 만나고 다닌 것 같다. 운전해서 같은 전남에 있는 영암이랑 순천, 구례도 놀러가보고, 서울에서부터 여기까지 놀러와준 친구들도 있었다. 금일도까지 놀러온 친구들은 무료 픽업 및 숙식 무료 제공 서비스로 극진히 대접 ㅎㅎ
그리고 2~3주에 한 번씩 서울 올라갈 때마다 시간나면 친구들을 봤는데, 금요일 저녁에 올라갔다가 일요일 점심에 내려오면 사실상 토요일에만 시간이 나서 그런지 아직도 못 본 친구들이 많아서 아쉽다 ㅠㅠ 내년에 육지로 이동하면 더 자주 만나서 놀 수 있기를 기대하며..
+ 동물 친구들
<금일도 사람들과😊>
금일도에서 같이 근무하는 공보의 친구들과 맛난 음식들도 먹으러 다니고 바람도 쐴 겸 갔던 1박2일 목포 여행. 한정식도 먹고, 유명한 갈비집도 가서 먹방 성공 ㅎㅎ 근데 좁은 길에서 운전하다가 골목에서 튀어나온 구조물에 차 옆을 긁고 말았다 ㅠㅠㅠ 사실 집 올라갈 때마다 매번 나주까지 차로 다니고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운전 실력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었는데, 너무 자만했는지 무리하다가 결국 사단이 났다 ㅠㅠ
기분 좋은 여행이 될 뻔했는데 중고차이긴 하지만 내 첫 차에게 상처를 입히니 며칠동안 정말 우울하기도 했고, 또 긁을까봐 위축도 많이 됐던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다시 편하게 잘 몰고 다닌다. 오히려 부담이 좀 없어지고 편한 느낌?도 드는 것 같고, 긁힌 부위도 처음엔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왔는데 지금은 티가 잘 안나는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사진첩으로 되돌아보며 정리하다보니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재밌었던 소소한 기억들이 많이 생겨있었다. 학생때부터 인턴까지 해야하는 공부를 따라하고 시키는 일을 하는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는데, 공보의를 하면서 해보고 싶은 것도 찾아서 해보고 가고 싶은 곳도 직접 가보며 나름 적극적인 삶을 살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공보의 생활을 하게 되면 나태해지는 순간도 찾아온다. 실제로 5월 이후로 블로그 관리도 그만두고, 자주 하던 헬스도 덥다는 핑계로 그만두고 뒹굴거리며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뒹굴거리는 것도 질려서 중간에 일본 여행을 앞두고 일본어 공부도 열심히 해보고, 요리도 만들어보고, 전남 독후감 대회에 지원해서 완도 대표작으로 뽑혀서 본선 결과도 기다리는 중이다.
어느새 섬에서 근무한지도 8개월이 다 되어간다.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가는 속도가 빨라지는 느낌이.. ㅠㅠ 길고도 짧은 남은 공보의 기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도록 부지런히 노력해야겠다 ㅎㅎ
마무리는 금일도의 아름다운 풍경들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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