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까지의 근무를 마무리하고 4월 22일, 드디어 완도 평일도에서의 첫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부모님께서 이번 주말에 평일도를 구경하러 오신다고 하셔서 육지로 가는 대신 섬에 남기로 했다. 부모님께서 아침에 들어오시면서 3월에 중고차로 계약했던 쏘나타를 몰고 들어오셨고, 여러 생필품도 챙겨와주셨다.
오전 10시쯤 부모님을 태우고 차를 몰고 평일도 드라이브를 했다. 사실 7년 전에 면허를 따고 장롱면허 상태로 있다가, 4월 초에 훈련소를 마치고 10시간 정도 운전연수를 받았었다. 그래도 아직은 실력이 부족해서 운전하는 동안 아버지께서 옆에서 더 봐주셨다.
길이 대부분 1차선이고 좁은 골목도 많았지만, 주변에 차가 없어서 서울에 비해 훨씬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운전하다 보니 감이 잡혀서 점점 자신감도 붙었다. 2시간 정도 운전했는데, 처음에 비해 커브길에서 훨씬 부드럽게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주차하는 법은 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ㅠㅠ
점심에는 나의 추천으로 대정가든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돼지주물럭을 시켜보았다. 대정가든이 메인메뉴도 맛있지만 반찬 메뉴도 정말 맛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부침개가 일품이었다.
점심을 마무리하고 오후에도 부모님과 해안가 드라이브를 했다. 오전에 간 곳까지 포함해서 일정항, 월송리, 동백리, 소랑도, 동송항 등 여러 군데를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 일정항까지 가는 길도 눈에 익혀두고, 평일도의 핫플레이스라고 하는 월송리와 동송항 쪽도 구경할 수 있었다. 소랑도와 동송항에서 본 잔잔한 바다도 예뻤지만, 월송리에 있는 해송림의 모습이 특히 장관이었다. 소나무 약 1000그루가 해변가를 따라 쭉 늘어서 있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소랑도는 평일도와 소랑대교로 연결된 작은 섬인데,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날씨가 흐려서 조금 아쉬웠지만, 평일도와 마찬가지로 잔잔하고 평화로운 바닷가의 모습을 즐길 수 있었다.
오후 5시쯤 관사로 돌아와서 저녁 식사는 방에서 햇반과 반찬으로 해먹었다. 저녁 이후에는 다같이 관사에서 휴식을 취했고, 다음날 아침 서울로 올라가시는 부모님을 차로 항구까지 바래다드렸다.
일요일에는 관사에서 넷플릭스 시청, 기타 연습을 하면서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원래 섬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는 주말에도 응급 환자가 생기면 봐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일도에서는 금일의원이 응급 의료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평일 저녁과 주말, 공휴일은 온전히 자유시간이다. 물론 장단점이 있지만, 업무에 신경 쓸 필요 없이 푹 쉴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해외축구를 라이브로 시청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켜자마자 토트넘이 20분 동안 5골을 시원하게 먹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흥민이형..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이번 시즌 잘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직접 플레이를 보니 놀라울 정도였다. 하위권에 머물다가 거대 자본에 인수된 이후로 개인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는데, 팀워크까지 장착하니 토트넘 수비진이 녹아버리는 모습이었다. 최종 결과는 해리 케인이 한 골 만회하여 뉴캐슬의 6-1 승리.
푹 쉬다보니 주말도 어느새 순식간에 지나가 있었다.
이젠 섬 생활도 어느정도 적응 완료했고, 차도 생겼으니 섬을 자주 돌아다니며 구경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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