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는 근무지 근처에 관사, 즉 숙소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다. (관사가 없을 경우 지원금으로 대쳬)
관사는 원룸부터 아파트급 숙소까지 천차만별이며, 대부분은 원룸 또는 투룸이다. 내가 지내는 관사처럼 근무하는 보건지소의 2층에 있는 경우도 흔한데, 출퇴근이 10초 이내라는 매우 큰 장점이 있다.
내가 들어오게 된 방은 원룸 구조로, 넓이는 대략 7~8평 정도로 무난한 편이었다. 게다가 오자마자 벽지와 장판을 새로 교체했기 때문에 방도 전반적으로 깔끔했다.
냉장고, 책상 및 의자, 옷장, 침대 등 기본적인 가구들이 정리하고 나서도 공간이 아직 여유가 있었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물품들을 더 추가하기로 하였다.
우선 책상엔 삼성 스마트 모니터를 새로 구비했다. 평소에 넷플릭스나 왓챠 등의 OTT로 영화랑 미드를 매우 즐겨보기 때문에, 오기전부터 사려고 생각해왔었다. 이전에는 주로 아이패드나 노트북 화면으로 영화를 봤었는데, 32인치의 모니터의 좋은 화질로 보니 훨씬 느낌이 깔끔하고 좋았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 외에 유튜브, 스포티비도 있고 컴퓨터와 연결도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되는 새 식구이다.
책상 옆에는 4칸 짜리 선반이 있다. 수납공간이 넉넉해서 아직 꽉 채우진 못한 상태이다. 일단은 다른 곳에 놓기 애매한 것들을 모아놓은 정도..
그리고 일반적으로 인터넷은 따로 지원이 안되기 때문에 사용하려면 오자마자 통신사에 신청해서 설치해야 한다. 전라남도 섬은 KT밖에 선택지가 없어서 KT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와이파이 공유기도 설치했다. 원래 핸드폰도 KT 요금제로 하고 있어서 결합하니 더 저렴하게 할 수 있었다.
부엌도 텅 비어있었는데, 간단한 요리를 위한 물품들을 가져다놓았다. 요리를 스스로 좀 연습해볼 생각인데, 많이 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
자취 필수템인 셀렉스 프로틴 쉐이크랑 프로틴바도 충분히 쟁여놓고, 냉장고에도 도시락, 닭가슴살 스테이크 등의 냉동식품을 가져다놓았다. 이전 게시글에서도 장점으로 언급했지만, 평일도는 쿠팡, 마켓컬리 등이 집 앞까지 무료배송이 되기 때문에 음식 공급에도 거의 제한이 없다 :)
그리고 식사할 때 사용할 목적으로 1층 창고에 있던 책상이랑 의자를 가지고 올라왔다. 나랑 커피는 거의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커피도 듬뿍 가져다 놓았다. (+ 어머니께서 꼭 먹으라고 챙겨주신 그래놀라)
화장실도 묵은 떼를 다 닦아내고 나니 깔끔한 편이었다. 다만 부엌 수돗물도 그렇고 가끔씩 녹물이 나와서 화장실 세면대랑 샤워기에 필터를 사서 껴야했다. 필터 없었을 때 손에 수돗물을 받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ㅠㅠ 그 직후 바로 필터를 주문해서 끼웠고, 그 후엔 물이 꽤 깨끗해진 것 같다.
그리고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화장실 문에 주먹 같은 것에 맞아 부서진 부분이 있었다. 마침 벽이 허전한 느낌도 있고, 부서진 곳도 가릴겸 월 데코용 사진들을 쿠팡에서 샀다. 한 장은 화장실 문에 붙여서 딱 맞게 가렸고, 나머지는 침대 옆 벽에 붙여서 방 분위기에 약간의 산뜻함을 더해보았다. 사진 몇 장 붙이는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허전함 느낌이 많이 줄었다 ㅎㅎ
취미생활을 위한 통기타와 운동 기구도 가볍게 준비해놓았다. 기타는 인턴을 하면서 연습을 거의 중단했었는데, 공보의 기간 동안 본격적으로 다시 연습해서 실력을 많이 끌어올릴 생각이다. 가능하면 유튜브에도 올려보고..ㅎㅎ
헬스 기구는 주변에 헬스장이 있어서 간단하게 7kg 아령 2개와 턱걸이용 문틀 철봉만 가져왔다. 이전처럼 철봉이 수건 걸이로만 쓰이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
평일도에 오고 첫 2주간은 방을 정리하고 세팅하며 시간을 정말 많이 보낸 것 같다. 손가락도 다쳐가면서 먼지 쌓인 가구들을 구석구석 다 닦고, 방이랑 화장실 구석구석 묵은 떼랑 곰팡이도 다 닦아내고, 침대도 1층에 옮겨져 있어서 1, 2층을 왕복해가며 여러 개의 가구를 옮겼다. 정리랑 세팅을 다 마무리하고 환골탈태한 방의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저걸 다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제외하면 내 생애 첫 자취방인 셈이라,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자신이 없다.. ㅎㅎ
아무튼 삶의 질에 있어서 충분한 휴식이나 잘 먹는 것만큼 주거환경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년동안 내 방을 잘 정리하면서 깔끔하게 유지해야겠다. 덧붙여 전국의 모든 공보의들이 깔끔한 주거환경이 보장되는 곳에서 일하며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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