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금일도(평일도)에서 육지를 오가려면 배를 타고 가야한다. 금일도에서 육지를 오가는 경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 대부분이 이용하는 당목항-일정항 경로와 비교적 적게 이용하는 녹동항/우두항-동송항 경로가 있다.
<당목항-일정항>
완도 약산도에 위치한 당목항에서는 금일도와 생일도로 가는 배를 운항한다. 금일도까지는 거리가 짧아 15분 정도만 걸리기 때문에 운항하는 배편도 30분 간격으로 자주 있고, 막배도 저녁 9시까지 늦게까지 운항한다. 그래서 육지에 다닐 때도 불편함이 거의 없는 편이다.
운임은 성인 기준 3800원, 차량 탑재비는 중형 승용차 기준 14000원 가량이다. (지역 주민일 경우 대략 3000원씩 더 저렴하다)
당목항에서는 '완도농협 약산지점'이라는 이름으로 네이버밴드를 운영중이다. 기상악화 등으로 인한 결항여부 등을 공지해주기 때문에 금일도 거주민에게는 필수적인 사이트이다. 나는 앱 알람을 꺼두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네이버밴드만큼은 알람을 켜두었다. 혹시나 당목항을 통해서 금일도를 오게된다면 이 네이버밴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차없이 당목항에 왔는데 배가 끊겨있다면...정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만다..
<녹동/우두항-동송항>
전남 고흥군에 위치한 녹동항과 우두항에서는 금당도, 비견도, 충도, 그리고 금일도의 동송항으로 가는 배를 운항한다. 여수, 순천, 고흥 쪽에서 금일도로 들어온다면 이쪽 항구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 다만 운항시간은 우두항 기준 동송항까지 45~50분 가량으로 당목항에 비해 더 오래 걸리고,운항 간 간격도 2~3시간으로 더 길다. 성인 기준 표 값은 10000원 가까이 한다.
아쉬운 점은 당목항과는 달리 네이버밴드 등으로 결항 여부를 공지해주는 사이트는 없는 것 같다. (찾아봤는데도 안나온다 ㅠㅠ)
그래서 나는 순천, 여수 쪽을 갈 때도 당목항을 이용하고 있다. 항구에서 순천까지 운전시간은 30~40분 더 걸리긴 하지만, 배 타는 시간까지 합치면 결국 큰 차이가 없어서 시간의 선택지가 많은 당목항 루트가 훨씬 편한 것 같다.
<섬으로 갈 때 깔아두면 좋은 앱>
물때와 날씨
배의 운항과 결항은 해상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결항이 예정될 경우 공지가 네이버밴드에 올라오기는 하지만, 보통 빠르면 하루전이고 당일에 올라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계획을 잡아야 한다면 미리 일기예보를 보고 예측을 해야한다.
결항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요인은 강풍과 안개이다. 우선 강풍은 풍랑주의보 기준은 풍속 14m/s 이긴 하지만, 배 운항하시는 직원분께 여쭤보니 12m/s 만 넘어도 결항될 확률이 높다고 하셨다. 풍속에 대한 예보는 네이버나 구글보다 '물때와 날씨'가 비교적 더 자세하고 정확하다. 2주 후까지의 예상 풍속이 나오는데, 경험 상 며칠 이내의 정보는 꽤 정확하고 1주 뒤의 정보는 업데이트되어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섬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해당 섬의 풍랑 정보를 이 앱으로 미리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상에 안개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항구쪽에 안개가 심하다고 판단될 경우 선박회사에서 안개가 해소될 때까지 결항을 결정한다. 섬에 살다보면 바다에 안개가 자욱히 껴있는 장면을 생각보다 자주 보게 된다. 평일도 이름의 유래도 안개가 많아 한 번도 외침을 받지 않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안개가 진짜 자욱히 끼면 해변가에서도 바로 앞의 바다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이니 손쉽게 이해가 됐다..
아쉽게도 안개에 대한 예보는 앱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갑자기 안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바람에 비해 예측이 어렵다. 그래서 섬에 지내면 항상 갑자기 배가 결항되어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ㅠㅠ
내가 지금까지 지내는 동안은 다행히 결항 때문에 크게 피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결항이 되면 항구에서 배에 차를 태우려는 대기줄이 매우 길어지게 되는데, 덤프차나 버스 등 대형차까지 있으면 차를 태우지 못해 탑승이 몇 번이나 미뤄질 수도 있다. 나는 차를 당목항에 두고 몸만 배에 타서 결항으로 미뤄지더라도 크게 불편하지 않게 탈 수 있었다.
가장 걱정됐던 것은 해외여행이였는데, 보통 몇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하다보니 출도하는 날 날씨가 좋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수 밖에 없었다. 나가는 날 하루종일 배가 안뜨면 인천공항에서 탈 예정인 출국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는 것이였다. (다행히 날씨가 화창해서 문제 없이 잘 나갔다 ㅎㅎ)
요즘 겨울 들어서 영 날씨가 좋지 않은 것 같다. 배 운항하는 직원분께서도 겨울에 안개가 많이 생기니 겨울동안 주의하라고 귀뜸해주셨다 ㅠㅠ 그리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섬사람들이 금요일에 육지로 나가는데, 우연의 일치이긴 하겠지만 요즘 월~목요일엔 화창하다가 금요일에만 풍랑이 심한 것 같다..;;
혹시나 섬에 놀러가실 분들이 계시다면 그 날 날씨가 화창한 날을 잘 선택하셨으면 한다 ㅎㅎ 나도 남은 근무 기간 동안에도 화창한 날씨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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